JuSa

7인 릴레이 개인전 《규중칠우쟁론기》

🪡🪡🪡🧵🧵다섯 번째 이야기​

주사朱⃝ 朱沙

2021.09. 04.(토) ~ 09.18.(토)

공간 지원 – 공간:일리 (서울 종로구 비봉2길 23, 1층)

𖦹사진 - 백인환

𖦹디자인 - 김박현정 (김박사스튜디오)

𖦹설치도움 - 박상덕 채병연

​<작업 노트>

순환의 색- 주사 朱沙  

우리는 더 맵고, 더 빨갛고, 더 많고 많은 것들을 원한다.  

 주사朱沙는 황과 수은이 결합하여 굳어진 암석광물이다. 주로 붉은색을 띄고, 한국화에서는 석채 안료로 사용 하는 것 중 하나이다. 특히 불화, 궁중 장식화, 부적 등 화려함을 상징하기도 한다. 광물의 입자나 환경에 따라 다양한 이름의 붉은색으로 구분된다.

입을 것도, 먹을 것도, 믿을 것도 많은 현재 우리는 계속해서 더 강력한 것들을 바란다. 더 쌔고, 더 빠르고, 더 맵고, 온갖 자극적인 것들로 우리에게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망실시키키도 한다. 붉음과 매움-어쩌면 우리에게 완전한 위로를 전해줄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이 존재한다. 요술 법이 아닐 리 없다.

대과거 주사 (朱沙)는 붉은 피를 나타내어 생명 성을 상징하고, 영령과 정령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주술적인 역할을 했다. 실제 약재가 되기도 하여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재료로 사용하였다. 물론 지나치면 독이 되기도 했다. 동서양을 막론하여 약과 독은 같은 의미였다. 물론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주사(朱沙) 는 이미 환원 성을 가지고 영생(환생)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 붉음은 다시 붉음으로 순회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주(朱)-붉음에서 백(白)-무상으로 가는 탈 화하며 얻게 되는 순환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우리의 욕망을 일으키는 대상은 우리가 마음대로 규정한 변화하지 않는 무엇 혹은 더욱 강력해지고 있는 것들로 정의할 수 있다.  붉음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것은 무엇일까.  붉은(매운) 맛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변화 할 것이다. 입술이, 혀가 적응하고 나면 심장이 적응할 것이다.  모든 감각을 일깨우기도 하지만 점차 무뎌 지기도 할 것이다.

"원인과 조건에 의해 형성된 모든 것들은 꿈과 같고, 물거품 같고, 허깨비같고, 그림자같다. 또한 이슬과 같고, 번갯불과 같으니 응당 그와 같이 보아야 한다.” (금강경金剛經)

0과 1사이, 지금을 과거로 만들기-

   지금 우리가 남기고 있는 흔적들은 훗날 어떤 식으로 남게 될까, 또 우리가 나누었던 말들은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생산되고, 소비되고, 순환하고 있는 듯한 ‘지금’을 1로 잡고 계속해서 숫자를 먹여본다. 1, 2, 3, 4 … 8, 9. 숫자가 특정 년도 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영겁하여 반복하는 세상 속 우리의 현재는 계속해서 과거가 된다.

“-하고 있는 듯 한 것” 이 쟁점이다. 순환이 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더 우월함을 가지게 될수록 우리는 올바른 순환을 하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나의 미래는 0으로 설정하였다.  미래영영未來永永 -앞으로 닥쳐올 영원한 세상- 현재를 조금씩 지워내는 것으로 미래를 그린다. 붉고, 자극적인 음식에서 소박한 백색의 음식으로, 넓은 바다에서 조그만 창문 너머의 물결로, 푸른색을 잃어가는 하늘이 되어 버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의 말(言)이 다시 말(言)로 이어지고, 땅은 축적과 퇴적을 반복하며, 바다는 밀물과 썰물이 계속 된다면.

0이 되어버린 미래는 아마도 다시 1로 가기 위해 다른 방식의 순환을 이루어낼 것이다.  

참고 문헌/밀린다팡하(해제)/서정형/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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